국어문화운동본부는 2019년 5월부터 국립국어원 후원 사업으로 <어르신 국어문화프로그램: 나도 문화활동가!>를 시행하고 있다.
서울에 있는 노인복지센터 세 곳과 영등포 평생학습관, 한글학회 등을 비롯하여 부산의 사하, 영주, 나주, 담양, 통영, 양구 지역의 문화원과 협력하여 있으며 기관 수요에 따라 프로그램은 맞춤형과 유형별로 구성되어져 있다.
어르신들이 대상이며 그 필요성과 효과성에 따라 맞춤법 · 어휘 능력 향상 교육, 화법 교육, 자서전 쓰기, 시 감상쓰기등으로 국어교육을 실시하여 어르신들에게 사회에서의 활동과 소통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.
그동안 실시된 여러 기관중 지난 9월 20일 10주차의 교육을 마치고 종강을 맞이한 영등포 평생학습관의 어르신들은 한결같이 이 프로그램이 더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.
어르신 국어문화 프로그램의 의미와 제언을 듣기 위해 영등포 평생학습관과 연지어르신복지센터 어르신 국어문화프로그램의 강사로 참여한 세종국어문화원의 정성현 연구위원과 영등포 평생학습관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.
∥ 영등포 평생학습관 윤영남 어르신(76세)과의 인터뷰
▹ 어르신 국어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감을 이야기해 주세요.
▸ 시간이 너무 금방 지나갔어요. 몰랐던 것을 알게 되어 즐거웠어요. 새로 배우는 일이 재밌네요.
▹ 어떤 교육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는지요?
▸ 특히 맞춤법 시간이 좋았어요.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유익했어요. 공부하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,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어요.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.
▹ 교육 중에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?
▸ 맞춤법 문제 중에서 알쏭달쏭한 문제가 많아서 조금 어렵기는 했어요. 그 많은 문제들을 너무나 재미있게 설명을 해 주셔서 오히려 끝나갈수록 재미가 더 있었어요.
▹ 이 프로그램이 더욱 보완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요?
▸ 아쉬운 점은 없어요. 다만 좀더 오래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. 다른 분들도 다 그렇게 얘기해요. 저는 여기 선생님 추천으로 참여하게 되었는데, 이런 교육이 또 있다면 주변 친구들에게도 많이 소개하고 싶어요.
∥ 세종국어문화원 정성현 연구위원과의 인터뷰
▹ 어르신 국어문화 프로그램에서 어떤 내용을 교육하셨나요?
▸ 저는 치유와 성찰을 위한 자기 서사프로그램 중 하나인 내 인생의 소중한 사람, 나의 소망목록, 세대 간 갈등 극복을 위한 화법, 그리고 지금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시 향유 프로그램을 강의하고 있습니다.
▹ 이번 교육을 준비하시면서 특히 중요하게 고려하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?
▸ 무엇보다 어르신들께서 양질의 국어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정체성과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새로운 노년을 그릴 수 있는 당당한 자신감과 활기찬 인생을 사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했습니다.
수업시작 전, 강의실에서 인생에서 가장 반가운 님을 맞이하는 기쁨으로 어르신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했고, 교육을 진행하면서 사회적 나이가 아닌 내 인생의 나이를 즐기실 수 있기를 소망했습니다.
어르신들께서 사회생활을 은퇴하며 무력함과 소외감을 느꼈는데 이번 국어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의미와 정서적으로 풍요롭고,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데 용기를 갖게 되었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 편입니다.
▹ 교육 중에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?
▸ 어르신들의 읽기와 쓰기, 어휘능력과 의사소통능력 등이 매우 차이가 날 경우 조금 힘든 면이 있었습니다. 기초적인 어휘와 문장 구사 능력을 키우고 싶으신 분,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의사소통 능력을 더 향상시키고 싶은 분 등 수준과 욕구 등이 달라서 수업에 흥미를 간혹 느끼시지 못하는 분들이 계실 때 그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보고 가능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.
▹ 어르신들의 호응이 높았던 교육 내용이나 경험이 있다면, 무엇인가요?
▸ 가장 호응이 높았던 부분은 시 향유프로그램 교육할 때입니다. 어르신 모두 한 편의 깊고 아름다운 서사시를 가슴에 품고 사는 것을 느꼈습니다. 제각각 자신만의 오랜 시간을 살아오시면서 삶의 무늬를 오롯이 만드시며 시 낭송으로 혹은 자신의 언어로 승화시키시는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습니다. 다시 한 번 느낀 점은 어르신들의 열정이 젊었을 때보다 결코 작지 않다는 것입니다.
어르신들께서 무엇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고,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, 함께 좋은 국어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의미 있는 유대를 가질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전반적으로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호응이 높은 편입니다.
▹ 강사로 참여하시면서 이 프로그램에 대하여 제언하고 싶으신 바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.
우리 사회에서 기초 문해 교육을 마친 어르신들이 후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
국어문화프로그램이 부족한 편입니다. 문화센터 등에서 문학교실 등을 많이 하
고 있지만 어르신들께서 함께 하기에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습니다.
어르신대상 국어문화 프로그램은
1.사회적 소통을 위한 맞춤법과 어휘 학습 프로그램
2. 치유와 성찰을 위한 자기서사 쓰기 프로그램
3. 세대 간 갈등 극복을 위한 화법 프로그램
4. 세상으로 나아가는 시 향유 역량 형성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.
각기의 프로그램이 단기로,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.
올 해 진행한 국어문화 프로그램에 대한 후속, 심화과정에 대한 요청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.
안정적으로 어르신들께서 언제나 함께 하길 원할 때 문이 활짝 열린 프로그램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. 어르신 국어문화프로그램 정착의 성공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우리 사회의 성공이자 역할모델이 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.
읽기와 쓰기는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이라고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은 생각할 것이다. 하지만 그 시대를 살아오지 못한 분들께는 그 조차도 엄두내지 못할 일로써 ‘배움’에 대한 갈망은 늘 있으나 자신 있게 배움에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.
또 배웠더라도 시대가 변화되어 그 시대와는 달라진 현실들. 태어남의 출발선은 같았을지 모르나 동시에 달릴 수 없기에 저마다 다를 수 밖에 없는 환경.
그런 취지에서 본다면 그러한 것들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기회를 제공하는 이 번 사업은 무척이나 의미가 있겠으며 현장에서의 이야기들은 생생하게 그런 것들을 전달하여 주고 그 필요성을 더욱 증가시킨다.
끝으로 <찾아가는 어르신 국어문화 프로그램>사업을 통하여 어르신들의 자존감 회복과 원활한 소통이 되어짐으로써 건강한 삶으로 이행이 되어지고 문화적 향유가 사회곳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래보며 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.
훈민정음가치연구소 연구원 육선희